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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을 시작하면서

 


2차 합격 및 최종합격까지 발표되고 나서 12월이 되서야 합격기를 쓰는 것이 사실은 상당히 여러모로 망설여지고 또 부담스럽기도 하다. 사실 그동안 사법시험 1차를 준비하기 전부터 합격하기까지 여러모로 인터넷에서 본의 아니게 꼴값을 떨었고, 1차 합격체험기가 또 의외로 반향이 있어서 2차 합격기에 대한 기대치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최종 합격은 하였지만 성적은 솔직히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에 과연 합격기를 쓸 수 있는 자격이 되는가도 의심스럽긴 하다. 하지만 짧은 수험기간과 적은 공부시간에도 불구하고 합격을 하였고, 누락한 논점에 비해서는 점수도 잘 나온 편이기에(예전에 법률저널 게시판에 복기를 올렸더니 이렇게 논점 누락하고도 붙기를 바라는 건 도둑놈 심보라는 리플까지 달렸었다) 방법론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따라서 고득점보다는 컷을 넘는데 중점을 두는 안정적인 득점과 효율적인 공부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어느 정도 적합할 것으로 생각한다.

뭐 각설하고 사실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은 가식 없이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수험적합적인 합격기인 것을 잘 아는바 이번 합격기에서도 별 꾸밈이나 가공 없이 그냥 있는 생각 그대로, 직설적으로 써보려고 하기에 독자에 따라서는 상당히 잘난 체하는 놈으로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합격기에서 얻어가는 것은 각자 다를 것인바 분명 읽다보면 도움이 되는 분야도 있을 것이고, 적당히 걸러서 들어야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2. 2차 수험의 시작(1차 시험 직후부터 예비순환 직전까지)

 


사실 수험기간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본인은 1차 체험기에서도 말했듯이 법대생이면서도 사실상 비법대생 수준에서 출발한 비정상적인 케이스다. 3학년 1학기가 될 때까지 2년 내내 하루 12시간 온라인게임모드였기 때문에 중간고사, 기말고사 외에 학교수업은 들어가지도 않아서 사실 지금도 교수님들 얼굴은 잘 모른다.

따라서 처음으로 수험서를 산 날짜를 사시공부의 기산점으로 삼는다면 1차는 1년 만에 합격한 셈이 된다. 정확히는 11개월. (명색이 법대생이니 그래도 법대입학 때부터 기산하라고 말하고 싶은 분들은 그냥 1차를 3년 준비했다고 보면 된다).

물론 1차 준비하면서 2차 공부는 한 적도 없고 할 수도 없었다. 그리하여 1차 시험 직후 2주일 정도 푹 쉬었는데 아마 그 당시 다시 살짝 폐인모드로 들어가서 2주 동안 하루 10시간 정도 삼국지 11을 하면서 삼국통일을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학원은 3월2일부터 예비순환에 들어갔으나 본인은 1주일 쉬는 걸론 재충전이 부족하여 2주를 쉬고 자체 예비순환 모드로 들어갔다.

 


3. 자체 예비 순환모드(3월초부터 2차시험 직전까지)

 


학원의 예비순환 실강은 5월에 후사법이 다 끝나는바 본인은 심각하게 생동차를 정말로 진지하게 노릴 생각이었기 때문에 자체 계획을 세웠는데 그 요지는 우선 각 과목을 10일에 한번씩 테입강의로서 예비순환을 다 돌리고 7-4-1 모드로 책을 읽는 것이었다. 이러면 후사법 4회독이 가능하였기 때문에 2차에서도 헌민형만 받쳐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예비순환 때는 민사소송법은 이시윤기본서에 박승수 강의를, 상법은 김혁붕기본서에 김혁붕 강의를, 형사소송법은 이재상기본서에 이지민 강의를, 행정법은 홍정선기본서에 김기홍 강의를 골랐고, 각 과목마다 10일~12일 정도 잡고 하루에 테입을 4~5개씩 들었다. 물론 이 당시 학교를 복학하였기 때문에 최대한 학교수업을 빠지고 동네 독서실에 처박혀서 예비순환 강의를 듣는데 집중하였다. 물론 필기따위는 하나도 안하고 그냥 팔짱끼고 들었다. 어차피 감만 잡고 실제 공부는 기본서를 읽는 것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4월말에 후사법 예비순환이 다 끝났고, 본격적으로 기본서를 읽는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과목별로 7일 정도로 잡고 기본서를 7로 나누어 하루에 약 100페이지~120페이지 가량씩 정독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는데 걸린 시간은 약 하루 순5~6시간 정도로 보통 독서실에 7~8시간 정도 앉아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학교수업이 있는 날엔 좀 덜 진도가 나갔고 없는 날엔 더 읽었다. 이때부터 1차 밑줄작업을 하여 4모드를 빠르게 돌릴 수 있도록 정리하였고 무난하게 5월말 후사법의 정독을 끝낼 수 있었다. 사실 이때부터는 조금씩 감을 잡는다고 착각할 수 있는 정도의 내공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4 모드로 들어갔는데 이는 4일 만에 기본서를 다 읽고, 이에 사례집을 추가하는 모드로 들어갔다. 기본서는 7 모드에서 정리한 밑줄을 위주로 거의 통독하면서 하루 8시간 정도 투자하여 4일 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실 예비순환에 사례집을 보는 것은 말도 안되긴 하지만 난 당시 정말 절박하게 생동차를 목표로 하였기 때문에 당시 이미 민사소송법은 이창한사례집, 상법은 황의영사례집, 행정법은 이재화사례집, 형사소송법은 이재상사례집을 사서 45회 이후 기출된 부분을 제외한 내용의 사례를 나름 추린 후 전체 사례의 절반 정도만 찍어서 대충 눈에 바르곤 했다.

또한 4모드에서는 기본삼법도 추가하여 (민법은 1차기본서인 지원림, 형법은 형법요론, 헌법은 정회철 사례단문)7과목을 4일씩 돌리는 강행군을 감행하여 2차 시험 이틀전에 4 모드를 완료했다. 물론 이 시기의 중간고사, 기말고사는 그냥 당일치기 내지는 기초 내공으로 떼웠다. 하지만 학점은 의외로 지금까지 다녔던 학기 중에 제일 잘 나왔는바 미스테리가 아닐 수 없다.

 


4. 초시 시험기간의 지옥체험

 


누차 말하지만 난 생동차를 진지하게 노리고 있었던 터라 초시 시험기간 4일 동안 통틀어서 잠은 10시간 정도밖에 자지 않았다. 그 과목을 치기 전날 2 과목 기본서를 다 읽고 시험장으로 들어갔고, 당일 시험장에서는 사례집을 들고 가서 찍은 사례들을 위주로 눈에 바르고 들어갔었다. 하루에 결국 2시간 반 정도를 잔 셈인데 불가능할 것 같지만 가능하다. 인간의 정신력은 대단한지라 하루에 박카스를 세 병정도, 아침에 한번, 점심시간에 한번, 저녁시간에 한번 마시면 육체적인 피로는 거의 느끼지 못하고(즉 피로는 엄청 느끼는데 일종의 러너스 하이라고 보면 된다)4일간 충분히 버틸 수 있다. (당시 수면패턴은 오전 6시반 기상-시험시간-오후 5시~6시 수면-독서실 및 집에서 공부-새벽 5시 취침)

첫날 과목은 헌법, 행정법이었는데 사실 2차 헌법은 1차와는 완전 접근 평면이 다른지라 개발세발 쓰고 나왔지만 당시 개발세발로 쓴 지도 모르고 잘 쓴 줄 착각하였고 행정법은 당시 1문의 1 공공필요에 대한 불의 타를 그냥 비례의 원칙으로 바르고 시작했으며 오히려 2문의 기속력 문제의 절반을 기판력으로 쓰는 우를 범하면서 마무리를 하였다.

둘째날 과목은 상법, 민소법인데 상법의 경우 황의영사례집의 사례가 거의 그대로 나와서 쾌재를 부르며 썼고, 민소 역시 대부분의 논점파악은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하며 잘 썼다고 나름 생각하면서 끝난 듯 하다. 실제로 지금 보아도 논점 자체는 두 과목 모두 준재시급으로 잡았지만 서술실력이 생초시니 점수는 고득점 자체가 나올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하지만

셋째날 과목은 형법과 형사소송법인데 시험 전날 형법요론에서 금제품 논의를 잘못 읽고 간 것이 통한의 실수가 되어 마약을 금제품으로 보고 1문을 통째로 날려버리고 말았으며, 형사소송법의 1문은 사례집 문제가 그대로 나왔기 때문에 일순 기뻐하였으나 2문은 당췌 지금 봐도 알 수 없는 문제들이 출제되어 거의 소설을 쓰고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넷째날은 민법 한과목인데 49회부터 민법이 150점이 돼서 2시간, 1시간 총 세시간 동안 민법을 보게 된다. 당시 시험장에 지원림기본서, 민법교안, 유정가족법 세권을 모두 들고 가서 이것저것 보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에 놀란 옆자리 재시생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시험 끝나고 본인에게 초시생이냐고 물었었다. 아마 3일차까진 본인을 재시생이나 삼시생으로 착각했었던 듯 하다. 여튼 이때 민법도 그냥 이래저래 답안작성방법도 모르니 그냥 펜가는 대로 썼었고 시험이 끝난 당일 초시생 주제에 7법 전과목 복기라는 희대의 변태짓을 하고 잠을 잤다.

 


5. 초시를 치고 느낀 점

 


이 4일 동안 시험 전날 기본서 2권, 즉 2천 페이지정도를 일단 통독이긴 해도 다 읽고 들어갔었고 또 당일 시험장에서 시험치기 직전에 사례집을 보고 들어가는 게 효과가 좋다는 걸 체험하였기 때문에 이 때 초시의 경험은 정말 소중했던 것 같다. 이 글을 읽게 되는 초시생은 닥치고 생동차모드로 돌입해서 초시를 진지하게 보기를 권한다. 이 때 제대로 겪어봐야 재시 때 합격할 확률이 조금이라도 올라 가는게 당연하고 초시 때 제대로 된 점수를 받아봐야 대충 교수님들이 점수를 어떻게 주는지 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시 때 받은 점수들이 참 웃긴데, 후사법 평균이 기본삼법보다 높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당시 컷이 47.33이었는데 특히 민소와 상법이 컷에 근접하는 선전을 하였고 행정도 45점 후반이었기 때문이다. 형소는 43점대 후반이었고, 오히려 기본삼법인 형법과 헌법에서 과락이 나오고 민법은 71점대를 받았는바 3개월 동안 후사법만 너무 열심히 돌린 나머지 기본삼법이 개판이 되었다. 이 때 점수를 받고 느낀 점이 후사법은 과락은 절대 나오지 않고, 논점 자체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논점에 대한 정치한 서술이 오히려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점. 그리고 기본삼법이 점수가 매우 짜다는 점을 알았기 때문에 2순환부터는 기본삼법의 답안작성에 오히려 더 심혈을 기울였었다.

각자 초시를 치고 느끼는 점은 다를 수가 있는바 누차 말하지만 2차를 세 번 이상 보고 싶지 않다면 초시 때 준재시급으로 공부를 해서 어떻게든 점수에 대한 감을 잡고 2, 3순환 때의 공부방법의 방향과 답안작성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6. 초시 이후 1순환에서의 신선놀음(7월초부터 2순환 전까지)

 


3월 중순부터 6월말까지 3개월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생동차모드로 열공하였기 때문에 초시를 치고 나서 다시 2주 정도 폐인모드로 전환되었다. 삼국지 외에 각종 밀렸던 만화책과 무협소설, 그리고 일드, 미드 ,애니, 스타중계, 쇼프로 등을 하루 종일 보면서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풀었다. 물론 10월 중순까지 틈틈이 사람도 계속 만나면서 구재시생 앞에서는 나도 이만큼 썼다면서 꼴값을 떨었고(이때 나의 꼴값을 받아준 당시 구재시생이었던 무고, 사나다, J형에게는 정말 민폐를 끼쳤다고 생각한다 ㅠㅠ), 1차생 앞에서는 2차생으로서 10월의 49회 합격자 발표날 전까지 거들먹거릴 수 있는 고시생의 신분으로서는 사실상 제일 황금기인 기간을 보냈다.

7월 중순부터 학원 1순환 시간표를 참고하여 역시 학원보다는 2주일 정도 늦게 시작하고 학원 2순환 시작보다는 일주일 일찍 끝낼 수 있도록 스케쥴을 짰는바, 1순환 계획을 짤 당시에는 예비순환 때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기본강의 따윈 필요 없고 책과 사례집만 돌리면 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사실 1순환 때는 기본강의는 하나도 안 듣고 정말 널널하게 공부했는데 주5일 정도 스케쥴로 하루 순 5~6시간 공부를 했었다. 공부시간이 너무 적은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시 학원진도를 고려할 때 하루에 교과서는 많이 나가야 70페이지 나가지만 예비순환까지 이미 교과서를 4회독 정도 한 본인으로서는 70페이지 읽는데 하루에 3회독을 해도 3시간이 채 안 걸리고, 사례집을 2회독해도 2시간이 안 걸릴 정도의 내공이 쌓였기 때문에 그 정도 공부시간으로도 남들 1~2회독 할 때 이미 5~6회독이 가능한 시기가 되어버린다. 이래서 예비순환 때 열심히 10-7-4-1 을 돌려놓으면 여러모로 후에 편하긴 하다.

그럼 남는 시간에 무얼 하였느냐하면 뭐 별거 있나. 게임했다. 와우는 레벨 30정도까지 올렸다가 본인의 성향과 잘 맞지 않아 관두고 던전앤파이터를 10월 합격자 발표날까지 하루 3시간 정도씩 꾸준히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다고 놀기만한 건 아니고 공부도 하였는바 우선 민사소송법은 이시윤교과서와 이창한사례집의 1차 밑줄작업을 자세히 다시 하였고, 호문혁 사례집을 사서 김영식테입강의와 함께 들어보았다. 호문혁사례집은 수험적합성은 거의 없으나 민소에 대한 새로운 시각 내지는 신선함을 부여하는바 1순환 때가 아니면 사실 볼 여유가 없을 것같다. 특히 호문혁사례집에 실려있는 채점평은 한번쯤 읽어볼 만은 하다.

상법은 따로 강의 없이 단순히 김혁붕기본서와 황의영사례집 1차 밑줄작업을 다시 하였고, 그 외 다른 교재등은 추가하지 않았다. 원래 양도 많은 과목인데 다른 교재를 추가할 여유도 없을 것이다.

형사소송법은 당시 거의 전면개정이 되어버려서 기본강의를 다시 들었는데 이때에는 이지민이 아닌 김정철의 개정법기본강의를 들었다. (물론 여기서 언급되는 모든 강의는 테입강의를 뜻한다) 매우 컴팩트한 강의인데다가 이재상기본서 정리에 적합한 강의지만 예비순환 때 듣기에는 조금 힘든 면이 있고 1순환 때 들어보면 괜찮은 강의일 듯 싶다.

행정법은 따로 추가로 교재를 보지 않고 다시 홍정선기본서와 이재화사례집을 위주로 1차 밑줄작업을 하였다. 그리고 이때는 조현의 행정법각론특강을 들음으로써 그 많은 각론 내용 중에 무엇이 중요한지 감을 잡았다. 이때부터 슬슬 홍정선기본서가 안 읽혀서 조금씩 짜증이 나기 시작하였고 기본서를 바꿔볼까 고민을 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당췌 가독성이 너무 좋지 않아서 다른 교재들도 기웃거려봤지만 장태성, 박균성 모두 마찬가지인지라 딱히 바꾸진 않았다.

민법은 노재호의 민법교안을 기본서로 삼아서 정리하였는데 물론 강의 따위는 예비순환 때부터 하나도 듣지 않았다. 민법교안은 1순환 때 거의 책을 처음 본지라 밑줄작업하기가 매우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는 책 구성 자체가 빨리 읽기 힘든 구성이라서 이때에도 왜 이리 안읽히나 고민하면서 교재를 바꿔야하나 고민했지만 다른 교재도 딱히 답이 없는지라 힘겹게 1차 밑줄 정리를 끝마쳤다.

헌법은 대세인 정회철의 사례, 단문 한권만으로 모든 준비가 끝나는바 역시 예비순환 때부터 강의는 듣지 않았다. 이 책의 분량이 작다고 얕보면 큰 코 다치게 되는데 실제 페이지수는 1100페이지지만 글자크기 등을 고려하여 교수기본서판형으로 환산해보면 한 2천페이지 정도 된다고 본다. 여튼 밑줄과 강조도 미리 쳐져있기 때문에 1차 밑줄 작업이 그리 힘들진 않았다.

형법은 강사이재상의 더 형법과 교수이재상의 형법연습, 이 두권을 기본으로 우선 정리하였다. 형법은 조민제 사례강의(상당히 오래된 강의지만 명강으로 꼽힌다)를 들으면서 얼추 사례풀이의 감을 잡았었고, 형법은 사례풀이가 생명이기 때문에 기본서보다는 사례집을 위주로 공부시간을 할애했었다.

 


7. 1순환을 마치면서

 


1순환 시기는 2차 수험기간 중에서 제일 여유가 있는 기간이기 때문에 이 때는 사실 2, 3순환만큼 힘들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공부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2차생도 인간인 이상 긴장100%의 상태로 6개월 이상을 지속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고, 1차 합격체험기에서도 밝힌 바 공부는 그 폭발시킬 타이밍이 중요한 바 2차의 열공모드 타이밍은 2순환 부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순환을 완전히 날리게 되면 이건 뭐 2순환때 답안은 쓰지도 못하게 되는바, 예비순환 때 후사법을 1회독 정도 밖에 하지 못하였다면(사실 이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다시 후사법 예비순환 또는 1순환 강의를 실강 또는 테입강의를 듣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테입강의를 추천하는데 실강의 경우 학원스케쥴을 그대로 따라가야하고(물론 의지가 약한 사람에겐 이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빼앗기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테입강의는 1.5배속으로 돌리면 금방 듣고 나머지 시간을 기본서나 사례집 읽는데 투자하거나 더 놀 수 있으며 자기 편한 시간에 들을 수 있는, 그리고 시기에 따른 명강을 골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약 후사법 공부가 충실하게 되어있다면 사례강의를 테입강의로 구해서 들어보던지 자신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각종 특강테입을 구해서 본인처럼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밑줄 작업이 문제인데 사실 이 밑줄을 어디에 치느냐는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결국 교과서에서 밑줄을 치게 되는 내용은 치다보면 뻔하게 되고 이러한 부분은 기본서를 3회독 정도하게 되면 충분히 찾을 수 있게 되는바 굳이 밑줄강의 내지는 밑줄자료를 보고 베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밑줄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믿고 이에 따라서 밑줄을 긋는데 의의가 있지 밑줄 그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참고로 1순환 말기 쯤 해서 합격자 발표가 났는데 물론 당연히 떨어졌다. 초시생인데도 불구하고 전력으로 덤볐었고, 생동차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명단에 이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음날까지 공부를 못하고 분했던 기억이 났다. 이 때의 뼈아픈 기억이 재시합격을 불러온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8. 2순환을 시작하기에 앞서

 


생동차 실패가 확정되자 그때서야 좀 긴장이 되면서 하던 게임은 접고, 제대로 열공모드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1순환은 학원을 가지 않고 혼자 독서실에서 공부하였기 때문에 조금 루즈한 면이 있었지만 2순환은 보통 한 과목당 10회 내외로서 진도도 나름 빡세고 답안작성연습이라는 목표가 있기에 시동을 걸기엔 충분한 환경이었다. 1차 준비할 때도 진모에서 매일 있었던 모의시험을 즐겼던 것처럼 2차에서도 답안지를 작성하고 그 답안지에 대한 채점을 받는다는 사실이 본인에겐 전투의욕을 불러 일으켜 사실 1순환 끄트머리쯤 되자 빨리 2순환으로 돌입하고 싶었었다.

2순환 시 평균 공부시간은 하루 순8시간(답안작성시간포함), 주5일제로 공부하였다. 왜 주5일제냐면 2순환도 두 개의 테크트리가 있는데 주5회 시험만 보는 테크트리와 실강을 병행하며 주3회 시험을 보는 테크트리가 그것이다. 보통 기본실력이 있어서 답안작성을 위주로 2순환을 해야겠다는 분들이 주5회시험 테크를 타게 되는데 본인도 전자의 테크를 탔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가급적이면 주5회 시험반을 택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2순환부터는 공부할 시간이 대부분 부족하게 되는바 실강까지 듣게 되면 막상 기본서와 사례집을 혼자 볼 시간이 부족하게 되기 때문이다.(그래서 1순환 때 어느 정도 공부를 해놓을 필요는 있다)

주5일제 테크를 타게 되면 시험날짜가 매주 월화목금토가 되는바 본인은 화요일과 토요일 시험 친 직후부터 당일 하루 종일 놀았고, 수요일과 일요일은 다음날 시험의 예습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주5일제로 놀게 되면 주위의 눈총도 따가울뿐더러 약간 공부시간이 부족할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주6일제가 보편적인 패턴 같긴 하다. (넌 무슨 똥배짱으로 놀았냐 하고 물어보면 사실 그날 진도를 밀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2순환 시 본인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어나는 건 도저히 무리라서 생활패턴 자체가 아침 10시반 기상이었기 때문에 시험은 오후1시에 치게 되었고, 11시부터 12시까지는 독서실에서 오후 1시 시험에 해당하는 부분의 기본서, 사례집을 통독하였고, 신림동에 가서 오후 1시부터 2시까지는 시험(답안지작성), 다시 독서실로 가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다음 날 시험 진도의 예습, 5시부터 6시까지는 낮잠, 식사 후 오후7시부터 밤 12시까지 다시 예습을 하고 밤 12시부터 새벽1시까지는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였다. 그리고 새벽1시부터 새벽3시정도까진 인터넷질을 하거나 침대에 누워 PMP로 동영상을 보면서 잠을 청했다.

그리고 굳이 사시일정에 맞추어 아침형인간이 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물론 이미 아침형인간인 경우는 제외하고) 평소 본인의 생활패턴에 맞추어 차라리 늘 꾸준한 공부시간과 패턴을 유지하는게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꼭 명심해야할 건 아무리 2순환부터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람인 이상 놀아줘야한다는 것이다. 사법시험이 3개월 동안 미친듯이 공부해서 붙을 수 있는 시험이 아니고 최소 2년 이상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야 붙을 수 있는 장기간의 레이스인바 하루 종일 집중력 있게 공부하는 것은 초인이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적당히 놀 땐 놀아줘야하는 바 공부시간이 합격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절대 아니다. 주위의 경우를 볼 때 오히려 적당히 본인과 같이 하루 일정시간 놀아주고, 또 주5~6일제로 휴일을 꼬박꼬박 챙기는 애들이 대부분 합격하였다. 물론 개인별로 각각 다르겠지만 매일 진도가 밀리지 않는 적당한 선에서 공부시간의 한계를 긋고, 공부시간이 아닌 공부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매일 하루 12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있을 필요는 없을 것이며, 공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매일 조금씩 풀어줘야 결국 슬럼프도 예방할 수 있기에 누차 강조하지만 2순환, 3순환 모두 놀 타이밍엔 노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9. 후사법 2순환 돌리기, 드디어 타이밍이 왔다

 


아마 대부분의 경우 민사소송법을 첫 과목으로 2순환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본인은 이창한 온리시험반을 신청하여(앞으로 보는 2순환, 3순환은 강평같은 거 없는 무조건 온리 시험반이다. 강평들을 시간도 아깝다는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노는게 나을듯) 매일 치는 모의시험에 임했는데 첫 시험부터 과락이 떴었다. 보통 이럴 경우 좌절하거나 침울해지는 게 보통인데 본인은 오기가 발동했다고 해야 하나, 비록 시작은 과락이지만 언젠간 최고점수를 찍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매회 답안지 작성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민사소송법에서는 워낙 시험인원이 많아서 최고득점은 못하고 상위3%선을 찍는 정도에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창한모의고사의 경우 수험적합성도 뛰어나고 해설답안도 실전적이어서 큰 불만이 없었다.

그리고 상법을 들어가게 되었는데 본인은 김혁붕을 신청하게 되었다. 상법의 경우 그 양이 민소에 비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약 14회에 걸쳐서 보게 되는 민소와 10회에 걸쳐 보는 상법간의 진도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여튼 학원스케쥴은 그렇게 되어있다. 김혁붕 2순환 모의고사의 경우 문제가 사실 사례로 보기도 힘들 정도의 간단한 사례와 단문 위주로 나온데다 배점부여 등이 상당히 비실전적이라 2순환 내내 김혁붕을 욕했던 기억이 난다. 상법에서는 최고 성적이 상위 2% 정도였고 슬슬 답안작성의 틀이 잡히기 시작하고 점수도 안정적으로 받기 시작하였다.

세 번째로는 형사소송법이 시작되었는데 개정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여서 공부하기에 조금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이재상기본서에 김정철부교재(내머리속의 형소)로 이재상기본서에 부족한 내용들을 보충했다. 모의고사는 이지민을 신청했고 모의고사 문제의 질은 나쁘지 않았다. 중요한 부분도 잘 나왔지만 좀 구석진 실전엔 잘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문제들도 많이 출제되었다. 하지만 49회, 50회 형사소송법 문제를 보니 교과서에서 크게 다루고 있지 않는 부분도 무시 못할 정도인지라 어느 정도는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형사소송법에서는 최고득점을 2회에 걸쳐서 받았는 바 학원모의고사에 큰 신경을 쓸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답안작성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후사법 과목으로는 행정법인데 아마 행정법이 7법중에서 제일 공부하기 힘든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민소, 형소, 상법은 법전의 조문을 타고 체계를 잡으면서 이해할 수 있는 과목인 반면 행정법은 그런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순환도 그랬지만 2순환도 억지로 홍정선기본서를 보면서 공부를 해야 했고, 모의고사는 김기홍을 신청해서 보았다. 행정법 특성상 문제가 깔끔하게 출제되기는 힘든지라 그냥 큰 불만 없이 시험을 치루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행정법은 기본서보다는 사례집을 위주로 공부를 하는 것이 오히려 실전적인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2순환의 시작이 2차수험 생활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기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사실상 복구가 불가능하다. (물론 무고 같은 희대의 변태의 경우는 예외로 하자) 따라서 이 시기에는 열공모드로 돌입할 필요가 있고 또 대부분이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한다. 그런데 공부강도도 초반부터 너무 욕심이 과한 나머지 매일매일 진도에 치여살게 될 정도로 강하게 잡으면 페이스가 완전히 말리게 되는 바 민사소송법 끄트머리쯤엔 거의 포기하게 되고, 이런 상태가 계속 지속되면 거의 형사소송법 후반부부터는 2순환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게 되는 상태가 발생하게 된다. 학원모의고사통계표를 봐도 처음에는 약 1천명으로 시작했던 인원이 마지막 시험에는 700명 정도로 줄어드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데 다 초반에 너무 열을 올리다가 제풀에 지가 지쳐 나가떨어지는 격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페이스 조절이 2순환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분명 열공 타이밍이긴 하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100% 끌어올리기보다는 70% 정도선에서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그런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2차 시험일까지는 무려 7개월~8개월가량 남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본인도 전술하였듯이 공부할 여력과 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공부량을 끝낸 날이라면 가차 없이 무조건 놀았다.

 


10. 기본 삼법 2순환 돌리기, 대충하면 개피 보게 된다

 


후사법 2순환까지 무사히 진도를 밀리지 않고 돌렸다면 2차 합격의 첫걸음은 무사히 내딛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진도가 밀렸어도 그 분량이 과하지 않다면 마찬가지다) 그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기본 삼법인데 많은 사람들이 2차 기본 삼법을 만만히 본다. 1차 때도 공부를 하였기 때문에 내용이 익숙하고 공부량도 많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인의 생각은 전혀 다른데 2차 합격의 열쇠는 기본 삼법이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후사법에서는 어차피 과락은 열공 재시생인 이상 절대 나오지 않고 과락이 나오면 기본 삼법에서 나오기 때문에(49회 헌법, 50회 민법, 그리고 형법은 늘 꾸준히 과락속출 과목이다) 기본삼법을 만만히 보다가는 그야말로 2차 시험에서는 개털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컷을 넘기는데 후사법은 아주 크게 도움을 주지도, 컷에 비해 크게 점수가 낮지도 않은 반면 기본 삼법은 그 편차가 정말로 크기 때문에 기본 삼법에서 저공비행을 하게 되면 합격하기가 정말 힘들어진다. 따라서 후사법보다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하는게 기본 삼법이고 공부량을 줄이면 안된다고 본다.

형법 같은 경우 이재철모의고사를 신청하였는데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단문으로 도배가 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는바 개인적으로 환불을 신청하고 싶을 정도였다. 형법은 사실관계에서 논점을 추출하는 사례풀이가 생명인데 단문만 내서는 전혀 연습이 되지 않고 모의고사를 치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초시 때 과락의 공포를 경험한 과목이기에 더더욱 분노가 치밀어 올랐었다. 교재는 1순환 때 보았던 이재상콤보를 그대로 계속 보았고, 형법은 그 횟수가 짧기 때문에 순식간에 지나갔다.

두 번째로 보게 되는 과목은 헌법인데 헌법은 김유향모의고사를 신청하였고 문제의 질은 그냥 무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49회때 헌법이 과락이 너무 속출한지라 본인도 과락을 맞았지만 초시 때는 답안작성의 틀조차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답안작성의 틀을 정회철의 사례단문집에 있는 정도로만 쓸 수 있으면 내용에 큰 하자가 없는 이상 과락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헌법 역시 회수가 짧기 때문에 순식간에 지나가게 되고, 또 하루에 정회철기본서를 120~200쪽 가까이 보아야하기 때문에 약간 힘들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민법이 문제인데, 민법이 150점 배점이 되면서 그 출제분야도 사실상 광범위해지고 가족법도 꼭 출제가 되기 때문에 상당히 준비하기가 까다로워졌다. 2순환에 들어가서는 민법교안에다가 김종률 사례집을 추가했는데 민법교안이 초반에는 읽기 힘들어도 한번 정리만 된다면 가독성이 급향상되는 책이라서 2순환 때는 1순환의 2배 정도의 속도로 수월하게 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김종률 사례집 역시 기본적인 사례지만 그 내용이 충실하여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는 교재라고 볼 수 있다. 민법은 윤동환모의고사를 신청했는데 문제도 깔끔하고 풀이도 괜찮아서 사례 푸는 재미가 제일 큰 시기였던 것 같다.

 


11. 2순환을 마치면서

 


2순환 때는 사실 교과서와 사례집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보다는 답안작성연습을 통하여 자신만의 틀을 완성하고 답안작성의 요령을 완성하는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바 2순환 때는 판례요지를 완벽히 쓰지 못하고, 학설대립을 부실하게 논하더라도 가급적 답안지의 목차구성과 사실관계 도입, 논리 전개 방식 등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보고 이를 고쳐나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 시험시간을 초과하더라도 중요하다고 본다.

교과서 등의 내용은 3순환, 4순환을 거치면서 충분히 다시 볼 시간도 있고 회독수가 늘어나면서 이해하기도 쉬워지지만 답안작성습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굳어지기 때문에 고치기가 점점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본인 역시 그 내용을 완벽히 쓰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가독성이 좋게 보이도록 목차를 구성하고 깔끔하게 보일 수 있도록 서술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을 중점으로 2순환을 치루었던 것 같다.

또한 밑줄 작업 역시 2순환 때 마무리가 되어야하는 바 3순환부터는 교과서의 내용 전부를 정독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2순환 정도까지 들어가면 어느 정도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은 충분히 분류할 수 있는 내공이 쌓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밑줄을 쳐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본인 역시 1순환 때 1차 밑줄 작업을 완료하고, 2순환 때 2차 밑줄 작업을 완료하였다.

그리고 기본서와 사례집 간의 밸런스도 문제인데 2순환 때는 아직 기본서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외우기에도 벅찬 경우가 대부분일 것인바 사례집은 사례집의 사실관계와 거기서 튀어나오는 법리적 쟁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서 그치고 그 세부적인 목차나 논의는 시간이 남는다면 보기를 권한다.

 


12. 3순환을 시작하기 전에

 


3월부터 소위 삼시생들이 합류하는 3순환이 시작될 것인데, 3순환이 사실상 교과서와 사례집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니 만큼 여기서 어느 정도 교과서의 정리와 사례풀이요령이 잡히지 않으면 사실상 합격이 힘들어지게 된다. 또한 정말 마음에 안드는 교재가 있거나 다른 교재를 추가하고 싶을 경우 바꾸거나 추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니만큼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3순환의 경우 주6회 모의고사로 이루어지고, 격일제로 2시간 모의고사가 진행된다. 따라서 답안을 작성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힘든 시간이 되고 2시간과 2순환에서의 1시간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3순환 때에는 급격한 체력소모로 인한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쉽다. 따라서 2순환 때 이미 100%페이스로 달렸던 사람들이 속속 학원진도 따라가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한다. 그래서 2순환 때는 적절히 70% 정도의 페이스로 여유를 가진 상태에서 3순환을 맞이하라는 것이다.

 


13. 정신없는 3순환, 강행군의 시작

 


3순환은 정말 그야말로 강행군인데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진도를 밀리지 않는다면 거의 합격권에 근접한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3순환 때 반정도 포기하는 사람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자신만이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고 늘 상대적으로 생각하면서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민사소송법의 경우 이창한을 그대로 밀고가면서 시험에 나올 만한 부분의 판례요지를 골라내고 이를 통암기하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공부의 비중을 교과서에서 사례집으로 옮기고 사례풀이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였다. 특히 민사소송법의 경우 김영식의 2순환 테입강의를 3순환 때 들었는데 교과서의 정리 및 체계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시간이 있다면 가급적 2순환 이전에 들어도 나쁘지 않다.)

상법에서는 2순환과는 달리 황의영을 신청하였는데 문제난이도가 상당히 어려웠으나 사례풀이연습에는 적합한 것 같다. 상법 역시 마찬가지로 판례요지를 토시 하나도 틀리지 않게, 최소한 핵심적인 어구는 표현할 수 있도록 외우는데 주력하였고, 역시 사례집을 위주로 공부시간의 강약을 조절하였다.

형사소송법은 이지민 그대로 밀고 갔는데, 여기서는 주로 이재상기본서에 김정철 부교재를 단권화하는 작업을 하는데 힘썼고, 특히 개정형사소송법의 증거법분야의 이해에 시간을 투자했건 걸로 기억한다. 물론 이재상기본서가 사실 빠진 내용이 많지만 가독성이 상당히 좋아서 약간의 보충만 한다면 굳이 기본서를 바꾸거나, 소위 말하는 찌라시로 덕지덕지 도배할 필요까지는 없고, 약간의 가필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행정법은 드디어 교재를 바꾸었는데 교수기본서가 아닌 정진의 더행정법 요약서를 기본서로 잡고 사례집을 한권 더 추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무슨 막장짓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사견으로는 행정법이 어떠한 체계가 정치하게 세워져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요약서로도 기본 내용은 충분하게 커버가 될 것 같았고, 사례풀이가 오히려 훨씬 중요한 과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의 이재화사례집에다가 김연태사례집을 추가하여 3순환 때 밑줄 작업까지 끝마쳤다. 물론 사례집 한권을 3순환때 본다는게 쉬운 일은 아닌데 필요하면 해야 한다. 물론 50회 시험에서 행정법이 7법 중 점수가 제일 좋지 않았지만 이는 공부방법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기에 이러한 방법도 괜찮은 듯 싶다.

기본 삼법으로 넘어가서 헌법의 경우 약간의 삽질을 하였는데 기존의 정회철사례단문으로는 불의타 대비가 안될 것 같아서 1차용 교재를 사서 약간의 보충을 하였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삽질이 되었고, 지금 생각해보건데 비추한다. 그냥 사례단문 한권으로 충분할 듯 싶다. 만약 불의타가 나오더라도 만인의 불의타가 되어버리니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다. 모의고사는 차강진을 신청하였는데 큰 의미는 없고 3과목 동시수강할인을 받으려고 한 것 뿐이다. 어느 강사의 문제를 신청하던지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형법에서는 이재상모의고사를 신청하였는데 문제도 꽤나 성의있고, 깔끔하게 풀리는 사례들이라서 사례연습에 큰 도움이 되었다. 형법은 사례풀이가 중요하기 때문에 문제를 잘내는 강사를 신청하는 것이 좋은데 이재상의 경우 추천해줄만하다. 또한 형법교재를 하나 더 추가하여 강사이재상의 사례집을 정리하였는바 (소위 이케바라고 부른다.) 이 교재 역시 문제들이 깔끔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풀 수 있어서 실력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형법은 강사 이재상의 더형법, 교수 이재상의 형법연습, 강사 이재상의 이케바 이 세권으로 정리하였는데 3순환 가서는 주로 강사 이재상의 이케바를 위주로 시간을 투자하였다. 이 시기에 최초로 학원에서 최고답안으로 2번이나 뽑혀서 나름 뿌듯했었던 기억이 있다.

마지막으로 민법인데 이번엔 강사를 바꿔서 박승수를 신청하였다. 물론 윤동환모의고사도 좋고 추천해줄만하지만 한 강사의 문제에 익숙해지는 것은 피해야하기 때문에 일부러 박승수를 고른 것인데 박승수모의고사 역시 문제가 좋은 편이며 2순환과 3순환 중 하나는 신청할만하다. 민법의 경우 따로 추가하는 교재 없이 그대로 정리하였고 이 시기 쯤에는 민법교안이 매우 빨리 읽혀서 오히려 다른 과목보다 공부시간이 조금 적었었다. 3순환의 끄트머리 쯤 가면 모의고사 수강인원이 많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바 상술하였듯 여기까지 낙오되지 않고 버틴 것만으로도 사실상 합격권에 근접하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14. 3순환을 마치면서

 


3순환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모의고사를 빠지지 않고 매일 예습한 상태에서 시험을 칠 수 있도록 만들어야하는 것인바 슬럼프가 오지 않도록 꼭 주1회는 푹 쉬어주고, 공부하는 날이라도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책과 씨름하지 말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생활습관 외에도 마음가짐을 늘 편안하게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공부에 임하는 것이 우선인 듯싶다. 예를 들어 모의고사점수를 받을 때에도 점수가 나쁘다고 우울해하지 말고 채점자에 따라 다르겠거니 하고 무던히 넘길 수 있고, 공부가 하기 힘들때 남들도 같이 힘들겠거니 하면서 버틸 수 있다면 최상일 것이다.

3순환의 경우 특히 2시간 모의고사가 격일제로 있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상당히 심하고 주5일제에서 주6일제로 넘어가는데 이 하루의 차이가 정말 크기 때문에 본인도 3순환 첫 과목인 민사소송법에서 주6일제 적응하는데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 때 부터는 2순환과는 달리 답안작성에서 시간을 준수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보통 모의고사의 사실관계가 실제 사법시험에 비해서 길고 복잡한 편이기 때문에 125분 정도 잡고 2시간 시험을 치면 적절할 듯 싶다. 이 시기에는 어느 정도 답안작성에 있어서 자신만의 틀이 잡혀있을 시기인바 그러한 틀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그 틀 안에서 약간씩 목차구성을 독창적으로 해보는 식의 시도가 필요한 것 같다.

3순환에서는 자신의 페이스를 90% 정도 발휘해야 학원의 진도를 쫓아갈 수 있고 판례 등을 외울 수 있는 즉 자신만의 독자적인 전략적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을 텐데 (물론 대부분의 수험생이 학원진도만 쫓아가는 데도 사실상 탈진 직전이라고 한다.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예비, 1순환, 2순환 때 충분한 실력을 길러 놓을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3순환 내내 전력으로 달리다간 막상 5월부터 사실상 110% 정도의 힘을 내야하는 4순환 시기에서 뻗을 확률이 높으니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 사실 글로 써놓고 볼 땐 페이스가 무슨 자동차 변속기어 같이 조절하기 쉬운 것 같지만 제일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15. 2차 수험의 화룡점정, 4순환

 


4순환, 소위 4-2-1 내지 5-2 라고 부르는 시기인데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2차 7과목을 맨 처음에는 4일 내지는 5일에 보고 그다음에는 2일에 보고, 이런 식으로 점점 한 과목을 보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면서 회독수를 늘리는 계획을 말한다. 3순환이 끝나고 4순환이 시작되는 시기가 보통 5월 초반이 되고 여기서부터 2차 시험일 직전까지 49일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서 4-2-1은 7과목을 3회독을 하게 되고 5-2는 2회독을 하게 되는데 사실 무엇을 택하던 차이는 없고, 자신이 읽는 속도가 느리다면 후자를 택하면 되고 빠르면 전자를 택하면 된다.

보통 과목별로 보는 순서는 2차 시험 보는 순서의 역순으로 보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1일차에 헌법과 행정법, 2일차에 민소법과 상법, 3일차에 형법과 형소법, 4일차에 민법을 보기 때문에 4순환을 돌릴 때 과목을 보는 순서는 민법, 형소법, 형법, 상법, 민소법, 행정법, 헌법 이렇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보는 순서는 크게 상관이 없겠지만 아마 이렇게 보는 것이 몰아치기에 최적화된 순서인 듯하다.

4순환 때는 자신의 모든 힘과 능력을 이끌어 내어 하루 12시간 이상 공부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가 될 것이다. 하루에 최소 100페이지를 이상 읽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여 보통은 이 시기에 기본서 만을 돌리게 될 것이다. 본인은 남들보다는 책을 좀 빨리 읽는 편이기 때문에 4-2-1에서 과목당 4일을 돌리는 시기에는 기본서와 사례집까지 다 보았고, 과목당 2일차부터는 사례집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전체 사례의 30% 정도 찍어놓은 사례만 보았다. 교과서는 보통 전체를 읽을 수는 없고 밑줄 친 부분을 위주로 읽게 될 것인바 본인은 4-2 시기까지는 1차 밑줄까지 다 읽었고 과목당 하루를 돌릴 때 2차 밑줄만 읽었다.

또한 4-2 시기에서 4 시기에는 매일 마다 1시간씩 집에서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하였고 그 때 연습한 문제는 평소 2,3순환에서 받았던 문제 중에 나름 출제가 유력한 부분이라고 찍었던 문제들을 위주로 연습을 하였다. 그리고 2 시기에는 한과목당 1회씩 답안작성 연습을 1시간씩 위의 방법대로 하여 답안 작성 감각을 유지하는데도 신경을 썼다.

물론 이때도 순 공부시간을 12시간 정도 돌리긴 했지만 중간 중간에 쉬는 시간에 만화책도 간간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당연히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긴장되고 마음이 급하겠지만 평정심 내지는 심리적 여유를 갖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본인은 사시2차 시험 전전날까지 만화책을 하루에 1~2권 정도씩 읽었다. 이 당시에도 수면시간은 최소 7시간은 유지 했고, 취침 시각은 새벽 3시 정도였었다. 어차피 초시 때의 경험상 2차 시험 4일간은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다는 경험을 하였기에 수면패턴을 시험에 맞춰야 한다는 압박감 같은 건 없었다.

이 시기에 정말 다들 체력이 많이 달려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특히 여자분들, 거의 탈진상태에 이르러서 병원도 다녀오신 분도 있었고, 긴장감에 구토 증세를 보이시는 분도 보았다. 보통 육체적인 피로감 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압박감도 정말 상당할텐데 3순환까지 무사히 마쳤다면 4순환은 그저 버티기만 해도 거의 합격선에 다다르는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마인드컨트롤이 잘 되는 사람일 수록 실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 시험인바 아무리 평소에 열심히 공부했어도 실전이 가까워질 수록 심약해지고 긴장한다면 자신의 실력을 모두 발휘할 수 없다.

본인은 합격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재시 때 오히려 사시1차 전날, 그리고 초시 때보다 긴장이 되지 않았다. 그냥 평소처럼 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새 시험 전날이 다가와 있었고, 그래서 4순환 시기 역시 큰 심리적 압박감을 받지 않고 목표대로 공부를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내가 특별히 남들보다 대범하다기 보다는 내 주변에 친구, 후배들도 의외로 그런 사람이 많았으니 다 마음먹기 나름이 아닐까?

 


16. 두 번째 보는 2차 시험, 지옥도의 재림

 


본인은 운이 좋게 시험장이 중앙대에 걸려서 집에서 버스를 타고 약 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환경이었는데 첫 날 아버지께서 자가용으로 태워주셨지만 차량정체로 중간에 내려서 언덕길을 걸어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물론 사시 1차 시험일과 마찬가지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만 골라 넣어서 음악을 들으면서 시험장으로 향했다.

첫 날 과목인 헌법, 행정법 교재들 중 정회철 사례단문과 정진의 더 행정법, 그리고 김연태사례집 이렇게 세 개를 들고 갔는데 첫 시간 전에 헌법 교재 중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례들을 위주로 골라 읽었고, 예상한 부분에서 거의 대부분 출제되어 헌법은 무난하게 치를 수 있었다. 행정법 역시 점심시간에 더 행정법을 한번 다 훑고, 김연태 사례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례 몇 개를 보고 시험을 치뤘다.

시험장을 나올 때까지만 해도 1일차 시험은 만족스럽게 친 것 같아서 발걸음이 가벼웠건만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절대 시험기간에 자신이 쓴 답안에 누락된 점이 없는지 책을 본다던지 하는 짓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심리적으로 타격이 크다.) 행정법에서 처분사유의 추가변경 논점을 누락하여 망연자실 했었다. 시험 직전까지 사례집에서 처추변 사례 꼭 나온다고 찍고 들어갔는데 막상 그걸 쓰지 못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시험은 4일차까지 있고, 어차피 이미 누락한 거 후회해봤자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기에 금방 마음을 추스르고 2일차 과목 공부에 들어갔다.

보통 2차 시험기간 동안 시험이 끝나고 집에 들어오면 5시 정도가 될텐데 본인은 5시반부터 7시정도까지 수면을 취했고 바로 7시부터 그 다음날 새벽 4시까지 다음날 시험과목 기본서를 2차 밑줄 위주로 전부 읽고 들어갔다. 그리고 2시간을 자서 새벽 6시에 일어나 시험장으로 향했다. 초시 때도 이런 식으로 4일간 버텨봤기 때문에 경험상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고, 사람의 정신력이라는 것이 대단해서 불가능할 것 같지만 가능하다. 물론 육체적으로 장난 아니게 힘들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

2일차 과목인 민소와 상법은 기본서는 자기 전에 다 읽어 놓았기 때문에 시험장에 사례집만을 들고 가서 중요하다고 스스로 찍어놓은 사례만 읽고 시험을 치루었고, 큰 논점 누락 없이 무난하게 써낸 것 같아서 마음이 가벼웠다. 2일차도 전날과 마찬가지 패턴으로 자고 일어나서 다음날 새벽까지 3일차 과목 기본서를 다 보고, 다시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난 후 시험장으로 향했다. 누누이 말하지만 그때쯤 되면 이미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3일차 과목은 형법과 형소법이 되는데 형법은 이케바를 들고 가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례를 읽고 시험을 치루었고, 형소법은 이재상 기본서를 들고 가서 점심시간에 보았다. 전날에 비해서 난이도가 좀 있었던 탓인지 그리 개운하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선방했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제 하루만 더 버티면 된다는 생각에 역시 큰 심리적 흔들림 없이 마지막 과목인 민법을 공부할 수 있었다. 참고로 시험기간 내내 아침에 일어나서 한 병, 점심시간에 한 병, 저녁식사 후 한 병 이렇게 하루에 세 병씩 박카스를 마셨다. (평소에 박카스 같은 약물은 마신 적이 없기에 약빨은 제대로 들었던 것 같다.)

4일차는 민법인데 150점 배점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과목이다. 특히 최근에는 가족법의 논점이 최소 15점 이상은 들어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것 같다. 민법은 1교시에서 100점, 2교시에 50점을 치르게 되는데 민법이 사실관계를 한 번 잘못해석 하면 줄줄이 연계 설문들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본인도 민법 시험 끝나고 집에 오면서 정말 잘 쓴 것 같아서 붙겠구나 싶었는데 이중매매가 아니라 명의신탁이라는 얘기를 듣고 또 한번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여튼 시험기간 내내 잠도 하루에 3시간도 못자서 정말 피곤했는데 막상 시험이 끝나니 그날 새벽 3시까지 잠도 안자고 컴질을 했었다.

시험기간 내내 점심식사는 초시 때와 마찬가지로 캔죽(동원참치죽 같은 종류)을 싸가서 가볍게 먹었고, 초콜렛, 사탕 등 단 것을 수시로 먹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1교시 시험 직전까지가 소화가 제일 안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침식사 때 너무 무거운 것을 먹지 않도록 주의하고, 저녁식사는 되도록 위에 부담이 덜 가는 한도 내에서 자신이 제일 좋아하고 맛있게 먹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본인도 시험기간 내내 저녁은 평소 먹고 싶었던 음식만 먹었다.(예를 들자면 오리훈제, 불고기, 훈제연어 등등)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시험기간 내내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시험을 치느냐 인데 이젠 지겹겠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어려우면 남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단편적인 예로 본인이 한 결정적 삽질들인 결국 행정법 처추변 못쓰고, 형법 동시범 가고, 민법 이중매매 가고도 붙지 않았는가. (이외에도 무수한 논점일탈과 누락이 있으나 생략한다. 정 궁금하면 본인의 복기를 보라.) 사법시험의 컷이 50점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당연히 자신이 스스로 만족할만한 답안을 쓰기도 힘들고, 학원의 모범답안 대로 답안을 쓰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한 것인바 그저 4일간 평소 연습한대로만 쓸 수 있다면 대성공인 것이다.

 


17. 2차 시험 직후부터 합격자발표 전까지

 


아마 다들 예측했을 것이지만 이 시기에는 게임을 정말 원 없이 한 것 같다. 덕분에 만약 떨어지고 3시를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미련이 없을 정도로 놀았던 것 같다. 여름방학 때부터 10월까지 주로 던파를 하면서 만렙을 찍고, 간간히 친구들과 만나서 밥 먹고, 뭐 평범하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합격자 발표일이 가까워질수록 법률저널 게시판 등에서 소위 루머들과 떡밥들이 나돌기 시작하는데 그런 얘기에는 크게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자신이 평소 하고 싶었던 것을 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물론 1차를 다시 보아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기에 본인도 일주일 정도 투자해서 토익 700은 넘겨놓았고, 2학기에는 학교에 복학하여 평범하게 적절하게 지냈다. (물론 출석은 교양 과목 외에 하지 않고, 피시방으로 자주 직행하곤 했었다.)

이 시기에 다들 하는 1차 공부를 다시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본인도 솔직히 합격가능성을 딱 반반으로 봤기 때문에 2학기부터는 조금씩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송영곤의 민법기본강의를 사서 10월 초까지 물권까지 봤는데 정말 죽을 맛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발표 전까지 공부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1차 공부 하는 것 자체가 괴로운데 민법을 보고 있자니 삽질한 부분이 계속 떠올라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18. 합격자 발표일

 


원래는 10월 31일인가 발표된다고 2차 시험지에 써있었는데 늘 관행이 그렇듯 어느 정도 그 시기는 당겨지는 것 같다. 그래서 50회 사시 2차 합격자 발표가 10월 21일에 된다고 공지가 떴고, 그 시기는 공교롭게도 학교 중간고사 기간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 아마 많은 2차생들이 그랬겠지만 자신이 과연 몇 점을 맞을 수 있는지 과목별로 혼자서 점수를 써보고, 평균 내보고 좌절하고, 이런 작업을 혼자서 수도 없이 반복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여튼 10월 중순 쯤 돼서는 1차 공부도 그만 두고 그저 발표일을 기다리고 있었고 중간고사 공부 따위는 손에 잡히지도 않았다.

이윽고 10월 21일이 되었고, 그 날은 교양일본어 중간고사가 있는 날인데다가 하필이면 예상 발표시각이 중간고사 보는 도중이라서 직접 확인할 수도 없었다. 핸드폰을 꺼놓고 나중에 시험을 치고 다시 켜면 거기에 문자가 얼마나 와있느냐에 따라 합불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본어 시험도 보는둥 마는둥 해가면서 대충 치고 나오고 핸드폰을 켜보니 문자가 여러 개 와있었고, 그 내용은 합격 축하한다는 내용이었다. 정말 그 순간엔 거의 울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도 눈물이 핑 돌았다.

그 이후의 이야기와 상황은 굳이 이 글을 통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직접 체험해보면 알 것인바 안 그래도 길어진 글인데 생략하기로 한다.

 


19. 글을 마치면서

 

1차 합격기에 비해서 쓰고 싶은 것이 많고, 또 자세하게 쓰려고 하다 보니 글이 정말 길어진 것 같다. 2차 경험이 아예 없는 생초시생들도 어느 정도 이 글을 읽고 2차 시험과 그 공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P.S 

 

1차 합격기에 비해서 쓰고 싶은 것이 많고, 또 자세하게 쓰려고 하다 보니 글이 정말 길어진 것 같다. 2차 경험이 아예 없는 생초시생들도 어느 정도 이 글을 읽고 2차 시험과 그 공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데 우선순위를 두었고, 최대한 실전적인 내용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하였다.  
 누차 말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평정심과 자신감, 그리고 긍정적인 사고 등을 비롯한 마음자세인바 사실 여기에 적어놓은 방법론, 교재, 강사들은 다 부차적인 것들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자칫 작성자의 자기 자랑으로 보이거나, 지나친 거만함으로 보일 우려도 있는데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주길 바라고 이 글에서 조금이라도 얻어 가는 것이 있었으면 한다. 지금까지 긴 글을 읽어준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또한 읽는 이에게 노력에 상응하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 출처 : 멜랑꼴리 법대생의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chaild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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