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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반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 21세기 지금까지의 역사를
후루룩 잡아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입니다.
이 영화는 제목만큼이나 모든 게 깁니다. 
우선, 상영 시간은 2시간 43분이나 되고 ('소년, 소년을 만나다'랑 비교되네요 ㅋㅋ)
브래드 피트의 늙은이 장면은 또 왜 그리 긴지.. (실제로 브래드 피트 젊은 모습은 별로 안 되요)
게다가 브래드 피트 고향집이 양로원이라서 그런지 노인들 천국이었습니다.
브래드 피트의 주름을 감추긴 힘들고, 상대적으로 비교 대상으로 노인들이 필요했겠지요.
영화 중반쯤 되니 브래드 피트가 젊은 모습으로 나올 땐 주름이 많이 없어질까 했지요.
할리우드의 최고 수준의 메이크업과 CG가 큰 일을 내지 않을까 하구요.
하지만 브래드 피트의 주름을 감추기 어려웠나 봅니다.
스포일이지만 브래드 피트는 자신이 더 어려지면 케이트 블란쳇이 힘들어진다고 도망칩니다.
아, 어이상실 -ㅋㅋ
그리고 잠시나마 돌아왔을 때 고등학생 정도의 나이로 보였는데
그것도 석양을 등지고 있어서 제대로 얼굴 안 보여주고-ㅋㅋ
그리고 그후엔 어린 아역배우가 나오더군요.

아, 브래드 피트의 주름을 이야기 하다가 삼천포로 빠졌군요.
아무튼 브래드 피트의 나이가 나이인 만큼 나이 먹은 모습이 상당히 많이 나온 게 좀 아쉬웠습니다.
제대로 된 러브신은 오히려 짧더라구요.
하지만 이 영화는 모든 노년, 중년, 심지어 젊은이들까지도 소원하는 
갈수록 '동안'이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습니다.
극 중에서 케이트 블란쳇은 투덜거리죠.
당신은 갈수록 젊어지는데 자신은 주름이 늘어만 간다구 -
그러니 브래드 피트가 하는 배부른 소리 -
자신은 이제 곧 여드름 투성이의 소년이 될텐데 괜찮냐는...-_-;

아무튼 영화를 보는 내내 나도 점점 어려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수록 몸이 튼튼해지고 갈수록 눈이 좋아지고..
하지만 자식을 돌볼 수 없다는 점은 슬퍼보이더군요.
또 한가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너무 큰 짐만 되는 것 같아요.
모든 게 그렇겠지만 자연의 순리를 깨서 좋을 게 없겠죠.ㅋ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미국의 역사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 태어난 벤자민 버튼은 그가 20대에 세상을
항해하다가 2차 세계대전도 경험하고 전쟁으로 큰 부를 이룬
버튼 가문의 재산도 물려받지요.
그리고 그 다음부턴 그 재산으로 직업 하나 없이
띵가띵가 요트 타고 별장도 여러 채 가지며 행복하게 살다가
비록 막판에 케이트 블란쳇이 딸을 낳자 도망가서 안타까워졌지만
그 전까지는 행복한 승전국 미국의 축복을 받는 행복한 인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똑같은 시기에 태어나서
어릴 때는 일본인들에게 시달려야 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전쟁에 쫓겨서 피난가야 했고,
중년에는 군화발에 치여야 했으며
지금은 경제위기로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아무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는 행복한 미국인으로 태어나서
일생을 젊어지는 일만 경험한 벤자민의 다소 환타지한 내용입니다.
아래 사진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에서 아주 몇 분 나오는
버튼 부부의 행복한 시간입니다. (나이가 서로 비슷할 때예요)
이때가 좋았죠. 이만 세번째 영화 리뷰를 마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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