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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기] 눈먼자들의 도시

코리안박 2009. 2. 14. 19:37

오랜만에 등골이 오싹해지는 영화를 본 거 같네요. 공포영화도 아닌데 이런 기분이 들다니 묘하네요.
<눈먼자들의 도시>는 한 남자가 갑자기 시력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잘생긴 한 남자는 갑자기 시력을 잃어버려서 차도 잃고 생전 모르는 사람에게 바보 취급도 많이 당하죠.
하지만 문제는 이 남자처럼 갑자기 시력을 잃어버리는 게 도시 전체로 확산되어 간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바이러스 때문인 거 같은데, 영화에선 자세히 말을 해주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종종 비치는 바이러스의 모습을 보건데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튼 문제가 커져 가고 있습니다.
그 남자 차를 운전했던 남자, 그 남자를 집으로 데려다 준 남자, 그리고 그 안과의사까지도 눈 앞이 하얗게 되고 말죠.
이 사회 전체가 점차 그 바이러스에게 침몰당하게 되자 정부에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합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을 수용소로 몰아넣고 관리하게 되죠.

이러한 과정에서 정말 딱 한 사람, 눈이 보이는데도 눈이 안 보이는 척 가장해서 수용소로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맨 처음 눈병이 걸린 남자의 담당 안과 선생님의 부인되시겠습니다.
거의 초반에 눈병이 걸린 안과 선생님에게 이 부인은 크나큰 사랑을 보여줍니다.
다른 사람 같으면 전염병이라고 멀리 했을텐데 자신의 남편이고 사랑하는 사람이니 수용소까지도 따라가게 된거죠.
이러한 따뜻한 마음씨의 사람이라서 그럴까요? 아니면 눈이 안 보이는 남편을 보살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일까요?
이 여자는 신기하게도 눈병 걸린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으면서도 영화 내내 눈병이 걸리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역시 다르다는 걸 보여주네요. 아래 사진은 우리의 줄리안 무어 되시겠습니다.
자신이 돌보는 사람들을 위해 길을 안내해 주고 있어요. 이 영화 내내 이런 헌신적인 봉사를 하게 되죠.


저는 이 영화 <눈먼사람들의 도시>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눈이 안 보이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일단 사람들은 남을 의식하지 않게 됩니다.
내가 옷을 벗든 입든, 내가 누구랑 사랑을 하든 말든 남이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거죠.
그렇게 되자 사람들이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서로 믿고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남 위에서 군림할까 입니다.
아래는 우리의 악당되시겠습니다. (이름 찾기도 싫더군요 ㅋㅋ 그냥 3번째 방의 왕 되시겠습니다.) 


21세기에 18세기 군주를 꿈꾸는 이 어이없는 남성분은 수용소에 갖고 온 게 고작 권총되시겠습니다.
자신을 3번째 방의 왕이라고 하면서 다른 방 사람들을 무작정 괴롭히죠.
권총을 듣고 앞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면서 자신들에게 온 식량을 다 차지해버리죠.
그러면서 다른 방 사람들에게 요구를 합니다. 처음에는 귀중품과 돈을, 그 다음엔 여자를 원하죠.
재물과 여자 밝히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있어왔지만 남들의 시선을 신경 안 써도 되게 되자
더욱 사람들의 자신의 욕망을 감추지 못 하고 드러내 보입니다.
전쟁을 싫어하는 자들은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바쳐야 했고, 여자는 순결을 바쳐야 했습니다.
결국, 이 악당은 그 행실로 인해 죽음을 당하긴 하지만,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게 되면 바로 추악한 면을 드러내고 마는 인간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준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 인간의 다른 모습도 실려있습니다.
애꾸눈에 흑인인 남자가 있습니다. 나이도 많이 먹은 데다가 그다지 잘생기지도 못 했죠.
여자 한번 품어봤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남자입니다.
그런 남자에게 모든 사람이 시력을 잃어버리는 초유의 사태는 기회를 준 것 같습니다.
한 여자가 그에게 사랑을 속상이게 되니깐요.
인간은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우선 외관으로 파악합니다. 그러기에 그 애꾸눈의 흑인은 사랑을 나눠 볼 기회가 없었지요.
하지만 눈으로 외관을 파악할 수 없어지게 되자 성실하고 마음씨 따뜻한 그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게 되죠.
다른 사람을 외면적으로만 판단하여 진정한 그의 마음씨를 보지 못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작가의 숨은 뜻이 여기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를 준 영화라고 생각하며 <눈먼사람들의 도시> 포스트를 마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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